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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에서의 비숍 희생
Sviatoslav Richter04-16 20:46 | HIT : 2,257

UPLOAD 1 ::09_1204.pgn (453 Byte) | DOWN : 42

안녕하세요.
인터넷 게임 또 하나 올립니다.
예전에 Playchess 에서 둔 게임인데요, 지금까지 제가 둔 게임들을 정리하다가 이게 눈에 띄어서 이렇게 올려봅니다.

제가 백이구요.
아래와 같이 흑의 8...Bb7 이후의 포지션에서...


White to Move

 

저는 9.Bxe6!!로 응수했습니다.
일종의 전략적 희생인데, 9.Bxe6 fxe6 이후에 흑의 킹사이드 대각선이 열릴 테고, 제 퀸과 c1 비숍을 이용해 그 쪽을 공략 가능할 거라 봤기 때문이고요.
물론 흑의 f6 나이트가 g4, h5 스퀘어를 커버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공격이 어려워 보입니다.
그래서 10.Nxe6 11.Nd5 를 통해 흑진영을 좀 더 압박함과 동시에 흑의 중요한 방어 기물인 f6 나이트를 제거하고자 했습니다.
여기서 아차 싶었던 것이, 흑이 11...Nxd5 가 아닌 11...Bxd5 로 응수하면 골치 아픈데... 하는 생각이 바로 들더군요.
그렇게 되면 흑의 f6 나이트는 한동안 그 자리에서 킹사이드를 방어할 수 있을 테고, 저는 공격하는데 좀더 시간을 들여야 되니까요.
그러다가 자칫 제가 템포를 늦추기라도 하면 흑은 킹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여유가 생기고, 이후에 기물의 우위를 이용해서 오히려 유리하게 끌고 갈 가능성도 있구요.
제 수준에서 기물의 불리함을 안은 채 포지션의 우위 만으로 게임을 장기간 유리하게 끌고 나갈 자신은 없었고, 어떻게든 빠르고 직접적인 공격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게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상대가 11...Nxd5로 응수했고, 상대의 열린 킹사이드를 통해 공격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처음 체스를 시작할 때부터 기물 희생을 이용해 공격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물론 성공확률은 높지 않았습니다), 이 게임처럼 '전술적' 희생이 아닌 '전략적' 희생은 저에게 있어 상당히 드문 케이스라 나름대로 각별한 게임입니다.

보시고 여러 도움 말씀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김영진
오, 특별한 대국입니다. Sozin variation의 e6와 f7에 관련한 공격에 대한 아주 좋은 예라고 보입니다.

9.Bxe6?! 얼핏 과도하게 도취된 희생처럼 보이는데 묘하게 통하는군요. 흑이 매우 정확하게 두지 않으면 끝나는 수입니다. (흠, 흑이 별로 잘못한 것도 없어보이는데...) 이런 수들 찾아보는거 정말 즐기고 계시는군요. 좋은 예제 감사합니다. 체스 정말 어렵군요.
04-16  
Sviatoslav Richter
과분한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줍잖게 "!!"로 표시하긴 했지만, 말씀하신대로 저도 '과도하게 도취된 희생'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생각하고요 ^^
전에도 다른 게임을 통해 말씀드렸지만, 무턱대고 이것저것 희생을 통해 게임을 풀어가길 좋아했는지라...
속된 말로 '막 던지다 얻어 걸리길 바라는' 속셈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무식이 용감하다고, 조금씩 체스에 대해 알아갈수록 소심해져만 가고 있습니다 크....

사실 엔진 분석을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엔진으로 형세 판단 해 봐야 어차피 제가 그대로 둘 수 있는 게 아니므로), 이 수만큼은 긴가민가 해서 엔진을 돌려봤더랬습니다.
당장에는 백이 특별히 유리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씀대로 흑이 매우 신경써서 두지 않으면 눈에 띄게 불리해져 가는 듯 하더군요.
백이 선택할 수 있는 수들이야 비교적 뻔한 것들이니 실수할 여지는 별로 없지만요.

좋은 말씀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04-16  
Sviatoslav Richter
조금 부연하자면, 흑 퀸의 움직임이 좀 안 좋았던 것 같습니다.
10...Qe7 이 패배의 단초가 된 것 같은데, e7 스퀘어는 백의 나이트 공격범위이기도 하고, Dark Squared 비숍의 표적이 되기도 하며, 킹과 e 파일 위에 나란히 놓이게 되어 여러모로 불리한 위치인 듯 합니다..
Qd7이나 Qc8이 더 나았을 것 같네요.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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